어젯밤 너무 피곤해서 오랜만에 일찍 잠에 들었더니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났다. 다른 날 같으면 더 뭉개다가 일어났겠지만 오늘은 병원에 가는 날이라서 곧바로 일어나 서둘렀다. 그나마 아침을 먹지 않고 가야하니까 시간이 더 여유롭긴 했다. 서울 가는 길은 늘 걱정이 앞선다. 오랜만에 하는 운전이라 그런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가는 길이 너무 졸리고 머리가 멍해서 정신 차리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아 겁이 났다. 졸린 것 보다 머리가 멍했다. 일부러 라디오 노래 따라부르고 몸을 움직이며 갔다. 도착해서 주차를 하고 채혈실로 가는데 여전히 사람이 오늘도 엄청났다. 오늘도 채혈 하시는 분이 내 혈관 찾기를 힘들어 하셨다. "오른쪽 팔에 할까요?" 확인만 해보자고 팔을 살피더니 좀 더 낫다며 ..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시작으로 이른 아침부터 바빴다. 계속 화장실을 못갔더니 두통이 심했는데 어제 변비약을 처방받아 먹고 새벽부터 설사를 했더니 조금 나아져 다행이었다. 밥이 별로 들어가진 않았지만 저녁때까지 못먹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먹으라고 해서 억지로 조금 먹었다. 조직검사 후에는 퇴원 전까지 씻기 힘들테니 샤워도 하고 머리도 감았다. 그렇게 오전 시간이 지나고 링거맞을 바늘을 미리 잡아줬다. 엄청 두꺼운 바늘이 들어가서 꽤 아팠다.ㅠ 이번엔 미리 들고 있다가 알러지방지 반찬고로 붙였다. 정말 신기하게도 하나도 가렵지 않았다.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 검사를 한다고 했는데 1시가 되자마자 이동을 도와주는 분이 베드를 끌고 데리러 왔다. 점심은 금식이라 다른 사람들 밥먹는데 나는 멍을 때리다가 조금 잤더..
어제 잠시 설잠을 자서인지 잠자리가 바뀌어서인지 잠이 안오는것 같았는데 12시가 넘어서 귀마개를 하고 안대를 했더니 잠이 금방 든 것 같다. 생각보다 귀마개 성능이 괜찮은듯~ ㅋ 그래도 중간중간 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5시반이되자 눈이 떠졌다. 배가 아팠다. 배설량 체크를 하니 뭔가 긴장이 된걸까 양이 좀 적어서 모았다가 누려고 해서 그런것 같기도하고... 하필 화장실 바로 옆 침상에 보호자가 있어서 좀 신경 쓰이지만 다녀오고 창밖을보니 날이 밝아지고 있었다. 어느 한쪽이 유난히 붉고 밝은걸보니 해가 뜨고 있는 모양이다. 조금 있으니 간호사가 온다. 밤새 체크한것을 보고는 이제 체중을 재고 오란다. 밤사이 조금 빠졌다. ㅎㅎ 이제 해가 완전히 떴다. 이른 아침 풍경 참으로 오랜만이다. 보고 있으니 뭔..
입원 예정일은 오늘, 2021년 7월 17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 입원 수속을 해야했다. 어젯밤, 잠은 잘 잤는데 아침일찍 눈이 떠졌다. 6시반이었나? 너무 이른 시간이라 1시간정도 더 자려고 알람을 맞춰 놓았지만 결국 그냥 일어났다. 짐을 싸다보니 보호자로 올 언니 이불과 베게를 따로 샀던 것을 한 가방에 넣는게 좋을 것 같아서 결국 큰 가방으로 짐을 옮겼다. 이제 병원으로... 늦지않게 서둘러 출발했다. 하늘은 예쁘고 날이 굉장히 좋았다. 병원 가는길인데 짐을 싸들고 나와서인지 어디 놀러가는 듯한 착각이 약간들면서 설레었다. '이봐! 자넨 지금 입원하러 가는 환자야.' 그래서 뭐? '그래, 지금 잠시만이라도 즐겨.' 이렇게 스스로 하지 않았다면 병원에 도착해 현실을 마주했을때 기분이 참 ..
12년도부터 혈뇨 단백뇨로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녔었다. 지난 외래에서 담당의 선생님이 나도 이제 조직검사를 해야된다고 한다. '올것이 왔구나' 싶었다. 차로 10분 이내로 다녔던 가까운 지금의 병원도 3개월에 한번씩 가는게 쉽지만은 않았었다. 예약시간 최소 1시간 전에 가서 소변검사와 피검사를 하고, 1시간반에서 2시간을 더 기다려 결과를 듣고 오는데에 오전 시간을 다 보내고 돌아와야했다. 집에오면 피곤해서 한참을 누워야하는 저질체력인지라 아무리 서울 병원이 좋다고해도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제 조직검사를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니 고민이 되었다. 담당의 선생님은 근처 대학병원을 추천하셨었다. 물론 서울도 좋지만 조적검사는 입원을 해야 하는데 대기도 길 것이고 여러가지로 힘들 것이라고. 그리고 이정..
때가 왔다. 내가 회사를 나가야 할 때 말이다. 엊그제 언니랑 톡을 하면서 내 결정을 이야기 했었다. “나 계속 몸 안 좋잖아. 이번 여름휴가만 얼른 쓰고 회사 그만 두려고. 언니는 어떻게 생각해?” “그래 그렇게 해” 언니는 그렇게 더 묻지도 않고 망설임 없이 시원하게 대답을 해 주었다. 내가 회사를 다니면서 또 몸이 안 좋아 힘들어 하는 걸 알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전부터 언니가 먼저 그 정도로 몸이 힘들면 그만 둬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었다. 그래도 나는 조금 더 해보겠다고 했다. 매번 그 고비를 극복하지 못하고 포기했었기 때문에 염치가 조금 없기도 했고, 이번에는 나도 해볼 때까지는 해볼 생각이었다. 회사가 나를 자를 때까지 기다려 보고 싶었다. 그래야 미련이 조금도 남지 않을 것 같았다. 그..
이틀동안 밥을 제대로 먹질 못했다. 속이 또 탈이났다. 신경성 위장병인 것 같은데 누구한테 말하기도 뭐하다. 일이라도 많아서 라든가 주변 사람들이 힘들게 해서 혹은 어떤 이유라도 있어야 하는데 내가 받는 스트레스는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하러 왔는데 일이 없어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주변 눈치를 보느라 일하는 척을 해야 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차라리 정말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내가 모르는 일을 억지로 해야 하는 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말이다. 내가 잘 처리하고 뿌듯해할 만한 일이 많다면 차라리 없는 것보다는 백배 나을 것 같다. 이번에는 소화기 내과를 찾아갔다. 다행히 이곳 의사도 친절했다. 내가 하는 말들을 아주 잘 들어주고 친절히 이야기 해주었다. 다..
워크샵을 다녀온 후로 계속 몸이 좋지 않았다. 그 전부터 조금 안좋았는데 하루 자고 온 게 꽤 피곤했던 모양이다. 그럴만도 하다. 그날 잠을 제대로 못자기도 했고 안그런 척 했지만 1박 2일동안 신경이 곤두서서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 토요일에는 밥먹으러 오라는 언니한테 거절을 하고 쉬었었다. 어제는 조금 몸이 나아진 듯 하여 아침부터 언니네로 갔다. 그런데 오후가 되자 또 몸이 까라지고 견딜 수 없이 힘들어졌다. 일찌감치 집으로 돌아왔다. 운전해서 오는 길은 비몽사몽 정신이 없었다. 언니네서 체온계로 쟀을 때 미열이 좀 있었는데 계속 그 상태였고 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조금도 나아지지가 않았다. 여전히 기운은 바닥이었다. 아무래도 이 상태로 출근 했다가는 일주일이 힘들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팀장님..
내게는 이 일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화면가득 영문으로 된 문자들을 투닥투닥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써내려 가면내가 생각하는 기능이 구현되고 나의 창의력을 발휘해 만들고 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만들어내는 것이었다.온 종일 컴퓨터 책상에 앉아블랙커피를 마시면서 집중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매우 근사할것 같았다. 가장 큰 매력은 어딘가의 점 하나만으로도 작동이되지 않던 오류를 찾아내었을때의 희열감.베스트는 코드를 작성하고 실행했을때 완벽하게 작동되어 한번에 해결이 되었을 때의 만족감과 성취감.일반적인 사람들이 어려워 하는 일을 전문가처럼 해낼 때의 뿌듯함. 그런데 나는 아직 그러게 되기 위한 과정이 남아있었다.경험이 필요했고 연습이 필요했고 시간이 필요했지만 나에게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내 마음이 이미 너무 멀리 갔..
회사라는 것이 싫은 이유는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워크숍을 정말 너무 너무 싫어한다. 안그래도 힘들게 버티고 있는 회사생활에 이런 이벤트는 쥐약이다. 더군다나 코로나로 조심해야 하는 이런 시기에 워크숍이라니! '회사가 미친거 아냐?' 욕을 욕을 하다가 역시 혼잣말임을 깨닫고 그만 두었다. 워크숍이 싫은 이유 중 또 한가지는 회사 사람들 중 아는 사람이 없어서이다. 대리 이하 모든 직원이 가는 것인데 그렇다면 30세 이하만 가는 워크숍이라는 것이다. 나는 서른 여섯씩이나 먹고 아무도 모르는 주임을 달고 있어서 거기에 가야만 했다. 몇차례 안가면 안되겠느냐고 우는 소리를 해 보았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렇게 출발한 워크숍 당일. 두어시간이 걸려 도착했는데 아무도 연락이 없었고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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