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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샵을 다녀온 후로 계속 몸이 좋지 않았다.

그 전부터 조금 안좋았는데 하루 자고 온 게 꽤 피곤했던 모양이다.

그럴만도 하다. 그날 잠을 제대로 못자기도 했고 안그런 척 했지만 12일동안 신경이 곤두서서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

 

토요일에는 밥먹으러 오라는 언니한테 거절을 하고 쉬었었다. 어제는 조금 몸이 나아진 듯 하여 아침부터 언니네로 갔다. 그런데 오후가 되자 또 몸이 까라지고 견딜 수 없이 힘들어졌다.

일찌감치 집으로 돌아왔다. 운전해서 오는 길은 비몽사몽 정신이 없었다.

언니네서 체온계로 쟀을 때 미열이 좀 있었는데 계속 그 상태였고 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조금도 나아지지가 않았다. 여전히 기운은 바닥이었다.

아무래도 이 상태로 출근 했다가는 일주일이 힘들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팀장님한테 출근 못하겠다고 얘기하고 오전 내내 잠을 잤다.

 

오후가 되자 마음이 급해졌다. 아무래도 병원을 다녀와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도무지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지 판단이 서질 않아 한참을 고민 끝에 집에서 가까운 내과를 찾았는데 하필이면 문이 닫혀있었다. 코로나는 아니지만 병원 사정으로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이 1층 엘리베이터 앞에 붙어있어 그대로 돌아 나왔다.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근래들어 생리통이 심해지고 PMS도 심해져 산부인과를 들렀다. 

다른 병원은 비교적 잘 가는데 산부인과는 정말 안가게 된다. 오늘은 어쩔 수 없이 갔는데 검진을 하고 한 달 후 다시 검사를 해야겠다며 그때 오라고 했다. 안그래도 기운없는데 영혼까지 탈탈 털린 기분이었다.

 

서둘러 그곳을 나와 근처 다른 내과를 갔다. 기운이 너무 없으니 영양제라도 맞아야 할 것 같았다. 데스크에서 이름을 묻는데 처음 왔다고 하고 종이에 써 냈더니 전에 온 적이 있단다. 내가 기억을 못하자 날짜를 조회해 친절히 알려주었다. ‘작년 10월에 독감주사 맞으셨네요.’

내가 그랬나보다. 그렇게 듣고나니 이 병원이 기억이 났다. 내 기억력은 체력만큼이나 저질인 것 같다. 이 병원도 사람이 없었다. 나중에 한 둘 씩 들어왔지만 처음에는 너무 실력 없는 병원을 온 게 아닌가 싶어 조금 걱정이 되었었다.

의사는 친절하게 내가 아픈 곳을 이야기 할 때 재촉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손님없는 병원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덕분에 차근차근 안좋은 곳을 이야기 했더니 여러 가지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소변검사와 피검사를 하고 링거를 맞을 수 있겠냐고 했더니 뭐 그렇게까지 하고 싶냐는 눈치였다.

내가 땅에 무언가가 당기는 것처럼 기운이 없다고 하자 놀란 토끼눈을 한 의사가 그렇게까지 힘드냐며 얼른 태세를 바꿨다. 영양제에 비타민을 타서 맞으면 좀 나아질 거라며 간호사에게 지시를 했다.

약간은 퉁명스럽지만 친절하려고 하는 간호사가 아프게 링거를 꼽고 나갔다.

예전에 맞을 때는 적어도 2시간은 더 걸렸던 것 같은데 오늘 이상하게 빨리 맞는게 팔이 덜 아픈 것 같이 느껴져서 1시간만에 끝냈다. 간호사도 이상하다며 그냥 빨리 맞으란다.

집에 돌아오니 조금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내일부터 출근할 수 있길 바라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저녁에 치과를 가야했다. 예약이 되어 있었지만 몸 상태가 그대로일 경우 취소할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링거 탓인지 그정도는 아니었기에 시간 맞춰 치과를 갔다. 교정기를 교체하고 원장이 한번 살펴보곤 15분만에 끝냈다. 그리곤 또 금이 간 임시치아를 교체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이게 왜이렇게 약한지 1달에 한 번씩 교체를 해줘야 한다. 지겹다.

 

 

2020.06.08.월.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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