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가족이었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 양로원에서는 짜여진 프로그램 같은 형식적인 장례식을 진행한다. 자신의 어머니의 장례식을 다른 이들의 주관으로 지루하게 치루고 돌아온 다음날은 마리라는 여자를 만나 모든 생명체들의 본능인 욕정을 드러낸다. 어머니의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이후 친구들과 마리와 함께 놀러 간 바닷가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재판 과정을 치러 결국에는 사형이라는 무서운 판결을 받게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그의 삶은 어둡고 그는 아무런 감정도 없어 보인다. 비쩍 마른땅의 흙먼지처럼 살다가 바람에 날려 가버린 먼지 같은 인생을 산 것 같다. 그는 사랑을 모르는 사람 같았다. 결여된 부모님의 사랑이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못하게 한 것 같다. 그렇다고 부모님의 사랑을 ..
공감은 지능이다 - 자밀자키 신경과학이 밝힌 더 나은 삶을 사는 기술 공감이란 사람들이 서로에게 반응하는 몇 가지 방식 인지적 공감 -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인지 정서적 공감 - 그들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것 공감적 배려 - 그들의 경험을 개선하고 싶은 마음 1. 인간 본성의 놀라운 유동성 인간의 본질이 유전자를 토대로 항상 일정하게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믿는 것을 ‘심리학적 고정주의’라고 부른다. 한때 지질학자들이 대륙을 보던 관점으로 사람을 보기 때문인데 이것은 우리를 한계 속에 가두기도 한다. 20세기 초만 해도 인간의 뇌가 유년기에 급속히 발달하지만 이후 대부분 발달이 멈추는 것처럼 생각했다. 성인기 이후에 변화를 감지해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63년 핵실험금지조약을 기점으로 사람들이..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애덤 스미스 원저 / 러셀 로버츠 지음 요 며칠 감기몸살에 장염까지 겹쳐서 일주일 간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기운이 없어 비틀거리면서도 어쩐지 책을 읽고 싶어 지난번 읽다 접어둔 책을 꺼내 들었다. 제목은 ‘내안에서 만드는 것들‘ 이라는 책이다. 사 놓은 건 1년 넘은 듯 하고 읽기 시작한건 지난... 지지난주였나? 일주일동안 상태가 안 좋다보니 기억하는 것조차 버겁고 힘들다. 어쨌든 반 정도 읽다가 덮어 두었던 책을 펴보았다. 이 책은 스탠포드 대학 교수이자 베스트셀러작가인 러셀로버츠가 도덕감정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가 한 말들의 의미를 설명해준다. 읽다보니 아이러니한 말들도 많고 공감 가는 말들도 많았다. 하지만 읽다 문득 들었던 생각이 있다. 2016. 12. 31 토요..
사진을 볼 때 우리는 무엇을 가장 먼저 볼까? 사진마다 주인공은 반드시 있다. 풍경 사진이라면 나무든 꽃이든 바다든 분명한 주어가 있고 사랑스런 강아지가 주인공인 사진은 주변에 다른 모든 것들은 그저 배경이 될 뿐이다. 사람들의 사진에서는 본인이 들어간 경우와 아닌 경우가 다르다. 본인이 없는 사진에서의 인물 사진은 누구인지만 중요할 뿐이다. 그런데 본인이 포함된 사진은 다른 사람들이 배경이 된다. 단체 사진과 두 명 이상의 나를 포함한 사진을 처음 볼 때에 가장 먼저 찾는 건 본인의 얼굴이다. 표정은 어떤지, 각도는 어떤지, 뚱뚱해 보이지는 않는지, 피부는 괜찮은지 등등을 살핀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과 찍었더라도 예외는 없다.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친구의 뒷모습을 풍경과 함께 찍어 ..
만약 지금 지우가 이모 꿈이 뭐였냐고 다시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용기 있는 사람’ 얼마 전 지우가 내게 물었다. “이모는 어릴 적 꿈이 뭐였어?” 순간 나는 너무 당황했다. 사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는데 꿈을 키우는 아이들에게 어떤 대답이 좋은 대답이 될지 몰라서였다. 게다가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언니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면서도 귀는 이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내가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기도 했다. 옆에 앉아있던 시형이를 보지는 않았지만 귀를 쫑긋하고 이모 대답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도 느껴졌다. 나는 그 모든 것이 부담스러웠다. “이모 꿈은 훌륭한 사람 ···.” “아니, 그렇게 말고” 아무래도 직업적인 것을..
예전부터 책꽂이에 있던 책이다. 매일 보던 책꽂이에서 새삼스럽게도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아마도 언니 책 중 하나인 것 같은데 나는 그동안 내가 이 책을 읽은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나보다. 어쩌면 아주 예전에 읽어서 기억을 못하는 것일 수 도 있지만 새로운 내용이었다. 그래서인지, 지금 나에게 필요했던 말들이어서인지 재밌어서 단숨에 읽어나갔다. 바보빅터 호아킴 데 포사다 / 레이먼드 조 무책임하고 비겁했던 중학교 선생님의 어이없는 실수로 17년간 바보로 살아야했던 빅터와 어린 시절 유괴 당할 뻔한 예쁜 딸을 걱정했던 부모님의 잘못된 판단으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이름처럼 불리던 못난이로 불행하게 살았던 로라. 마지막까지 나 자신을 믿으라고 가르치고 본인도 결국 해내는 참된 스승 레이첼 선생님. 이들..
명상 살인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불행한 유년 시절에 너무 늦은 시기란 없다. 행복한 유년 시절에도 너무 늦은 시기란 없다. 그러나 유년 시절은 과거다. 그 과거가 당신의 현재에 영향력을 행사할지, 그런다면 어떻게 행사할지는 오로지 당신 결정에 달렸다. p9 유년 시절 어떤 계기로든 만들어진 내면아이. 어른이 된 지금까지 불쑥불쑥 나타나 내 생각과는 다른 목소리를 낸다. 어쩌면 지금 삶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그 아이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찾아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말이다.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아이가 하나씩 있다. 그 아이를 찾아내 살피고 치유하는 것이 ‘나’를 찾는 일인 것 같다. 내면아이와 의견이 일치해졌을 때 온전한 내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책은 한번쯤 읽어봐야..
아주 오래전부터 집에 있던 책이다. 내가 산 줄 알았는데 언니가 가지고 있던 책 중 하나인 것도 같다. 그렇게 기억도 못할 만큼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책인데 최근에 눈이 가서 읽게 되었다. 분명 예전에 읽어보긴 했을테지만 전혀 기억을 못하고 있으니 새로운 책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그랬다. 이 책은 분명 내가 처음 보는 책이다. 지금 당장 나에게 꼭 필요한 말들과 내가 요즘 느끼고 생각하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각 장의 머리말을 적고 핵심 포인트만 적어보았다. 1장. 내 인생은 내가 지휘한다. 위대함의 본질은 다른 사람들이 이성을 잃고 날뛰는 상황 속에서도 차곡차곡 자기실현을 구할 수 있는 능력이다. 행복은 내 선택, 내 생각.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 2장. 먼저 자신을 사랑한다. 나의..
서울에 병원 검진갔다가 예상보다 일찍 끝나서 친구와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도 꽤 많았고 날씨도 춥지 않아 걷기 좋았다. 이런 저런 밀린 이야기를 하며 한바퀴 도는데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 내가 직접 보고싶다고 걸음을 재촉했다. 호수위의 피아노, 꽤 낭만적이다. 피아노 외관과 상관없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누군가가 열정적으로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그 한 곡이 시작할 때 부터 끝날 때까지 자리에 서서 감상했다. 피아노 건반이 중간에 나간 듯 보이고 상태가 안좋았는데 끝까지 연주를 마무리하는 연주자와, 그곳의 따스한 공기와, 숨죽여 구경하던 주변 사람들 박수 소리가 좋았다. 나도 기분이 너무 좋아서 아주 오랜만에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이다. 우리는 다시 갈 길을 걸었다. 나무에 가..
어제 오후 갑자기 미술관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인스타를 시작하면서 미술작품들을 많이 보게되고 관심이 생겼었다. 청주에 미술관이 여러 곳이 있는 줄 알긴 했지만 그동안은 별로 관심이 없어서인지 갈 생각을 안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 나 혼자라도 가서 보고 싶을 만큼 관심이 생겼고 즉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장 내일 가기로 결심하고 나니 어찌나 설레던지.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나갈 채비를 했다. 아주 솔직히는 어제 갑작스런 계획에 설렘이 많이 줄은 상태라 또 귀차니즘이 스믈스믈 올라왔지만 반드시 해야하는 오늘의 미션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무조건 나가기로 했다. 오랜만의 외출이어서 좋은 냄새가 났으면 했다. 샤워를 하고 머리도 감고 없는 옷을 고르고 골라 입었다. 이제 나가면 되는데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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