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렇게 생각해. 누군가가 나를 열 받게 하면 화를 내게 되잖아. 상대방이 화를 낼 때 같이 화를 내는 것을 바보같이 당하지 않고 잘 대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게 바보 같은 짓이야. 그 사람과 같은 사람이라는 걸 인정 하는 꼴이니까. 내가 내 감정을 잘 이해하고 컨트롤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상식밖에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절대 흥분할 필요가 없어. 만약 흥분을 하고 화를 내게 되면 그런 사람들 때문에 내 기분이 더 망가진 것이고 내 감정을 그 사람이 좌우했으니 이미 진거야. 그런 점에서 화가 나야 해. 2022.12.15.목.Y
글을 쓸 때 어떤 것을 표현하려고 적다가 갑자기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막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 표현들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잘 담지 못해서 그랬다. 어디에선가 들어본 말들, 다른 이들이 먼저 쓴 문장들을 기억했다가 재탕하듯이 옮겨적으려니 내 마음에 닿지 않는 것이다. 내가 느끼는 생각과 느낌은 다른 이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 나 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그렇다. 나의 생각을 내가 느끼는 그대로, 내 시각에서 보여지는 대로, 내 코가 맡아 느껴지는 냄새 그대로를 적었어야 했다. 파란 하늘을 보며 나는 끝없이 넓고 깊은 파란 하늘의 색이 너무 파래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고 황홀한 기분이 들어 좋았어도 옆에 친구는 구름이 없어 눈이 부신다고 생각하며 그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을 테니 말이다. 우..
점심때쯤 친구한테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유일하게 지금까지 내 안부를 묻는 친구다. 대략 한 달에 한 두 번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진심으로 내 건강을 걱정해주고 어떻게든 힘내라고 응원해주는 친구다. 내 인생에서 이 친구가 없었다면 지금쯤 내 옆엔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지금 상황이 이런데도 절망스럽거나 우울하지는 않는 것 같아.” “응. 넌 전혀 그런 거 없는 것 같이 느껴져. 다만 기운만 조금 없어 보여." “그런가? 어쩌면 오만함이거나 착각일 수 있지만 어릴적부터 나는 언젠가는 잘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이 계속 있는 것 같아.” “그래 잘 될 거야. 그게 무슨 오만이냐?” “모르겠어. 너무 오랫동안 쉬니까 내가 이래도 되나 싶은 거지.” “그래도 돼. 그래도.” “이제 엄마도 한 걱정..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건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의문을 가지고 고민하는 때가 많이 있다. 나도 어느 시점에서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됐었고 어쩌면 그 고민은 계속 진행 중일 것이다. 삶이 반복되는 일상이 되어 어떤 변화도 없이 똑같은 날들을 보내거나 눈에 뚜렷이 보이는 것이 없을 때 더욱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고민들이 필요는 하지만 힘들어하거나 길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그렇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 자체가 이미 잘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위치를 인지하고 돌아보는 것이 생각만큼이나 쉬운 일은 아니다. 어느 길을 가고 있는데 멈춰서거나 포기하지 않고 간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신의 감정을, 기분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 생각에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기분을 표현하는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상대방에게 제대로 알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울거나, 침묵하거나, 웃거나 하더라도 이것이 진정한 모습인지는 자신의 내면을 잘 들여다보아야 알 수 있다. 겉으로 웃고 있지만 진정한 마음속의 시그널은 그렇지 않은 경험을 많이 해보았을 것이다. 어금니를 꽉 물고 눈물을 참는 경우도 많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가면의 형태는 하회탈이 언제나 웃고 있듯 즐거워 보이지만 가면 속 진짜 나의 얼굴은 나만이 알 일이다. 우리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 다른이에게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기 위해서라든가 지위..
살면서 우리는 무언가를 항상 선택하며 살아가게 되는데 이것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내 생각에는 선택을 잘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건은 자기 자신을 얼마나 아는가이다. 사회에서 보여 지는 지위나 학위가 어떻고, 재력이 얼마이고 친구가 몇인가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 깊숙한 내 마음속의 진짜 나 말이다. 가면을 쓰지 않은 나. 머릿속이 아닌 가슴이 말하고 싶어 하는 진짜 감정이나 생각들, 어쩌면 자신도 잘 모르던 나의 맨 얼굴을 잘 살펴보고 알아주어야 한다. 자신을 알게 되고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면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다. 또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한 자신만의 신념을 갖게 된다. 자신의 신념이 확고한 사람은 감정에 휘둘리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문제가 발생해도 조급해하..
최근 어쩌다 알게 된 중국 드라마 “료불기적여해”에 빠졌다. 주인공인 선쓰이와 루커의 우정을 보며 마음 한 구석이 아파왔다. 나는 비겁한 겁쟁이라는 것을 느꼈다. 두 주인공이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뜨거운 우정이 너무 부러웠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 알겠다. 이정도면 서로 끝이라고 생각할 만큼 큰 위기들이 여러 번 있었음에도 다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들과 내가 다른 이유를 알았다. 나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했고 이들은 그런 상황에서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싸웠다. 한 명이 물러나면 쫒아가고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서로를 놓지 않았다. 깊숙한 내면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본능적으로 서로를 믿은 것이다.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 믿음이 마음 속 깊이..
서른여덟의 5월도 반이 지나갔다. 하루하루가 내 나름 바쁘게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뒤를 돌아보니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남아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만 같다. 드러나지 않아서 인지 정말 없는 것인지 헷갈린다. 나 정말 길을 찾아가는 중인 건 맞는 걸까? 목적지가 없어서 그냥 무작정 제자리걸음만 하는 중인 것 같다. 게임 속 캐릭터가 그러듯. 키보드의 전진키를 아직 누르지 않아 대기하고 서 있기만 한 것 같다. 내가 게임을 할 줄 몰라서 내 캐릭터가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2022.05.15
나이를 먹어가며 여러 날들의 수많은 일들을 겪으며 깨달음을 얻고 신념을 갖게되기도 하면서 마음이 단단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속 의문스러운 점은 '왜 눈물은 점점 많아지는 것인가'이다. 나이를 먹어서라는 식상한 대답을 한다면 실망스럽다. 아무리 슬픈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꿈쩍않던 내가 언제부턴가 별것도 아닌것에 눈물이 난다. 시도 때도 없이 울컥하고 흘러내리는 눈물이 이젠 내 의지대로 제어가 되지 않는다. 가끔은 내가 우는 연기를 한다면 꽤 소질이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어이없게 해봤다. 언제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그걸 알면 이 답도 찾을수 있을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젠 그냥 울보 해야되나보다. 혹시 우울증이 아닌가 싶을거다. 그건 아닌 것 같다. 우울해서 슬픈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각자의 인생이 있고 저마다 빛나는 때가 있다. 그렇게 믿고 싶은데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설레어 하면서 살기에는 당장의 현실은 그럴리없다고 비웃는 것 같다. 나는 요즘 내가 생각하는 인간답게 잘 살고 있는 것인지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았다. 과연, 어떤 답을 해야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떤 삶을 살았어야 나를 자랑스러워하며 만족해할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잘 산다는 게 무엇인지, 못 사는게 무엇인지, 어떤 기준으로 말 할 수 없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 큰 일없이 무탈하게 그럭저럭 사는 것이 잘 사는 게 아닐까? 매일이 전투에 나가는 무사처럼 긴장 속에서 치열한 경쟁의 세상에서 다치지 않고 집에 무사히 들어왔다면 그날은 잘 싸운 것이다. 아주 잘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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