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서 회사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처음 입사 때 생각처럼 흘러가지는 않았다. 고작 3년하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누구보다도 사정을 잘 안다. 회사는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성장할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나 또한, 그 속에서 성장 할 수 없음을 알게 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점차 내가 설 곳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회사는 점점 웹 개발 쪽과는 멀어지고 디자인 회사로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좀처럼 늘지 않는 실력에 내 자신이 실망을 했고 이 일이 자신이 없어져갔다. 한참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고 연습에 또 연습을 해도 모자랄 판에 안된다고만 하면서 그렇게 나 스스로가 작아지기 시작했다. 덕분에 내 업무보다는 회사의 다양한 잡일을 다 하고 있었다. 입사 후 ..
하나를 완성하고 나면 세상에 못 할일은 없겠다 싶다가도 이 분야를 알면 알수록 나의 부족함이 보이고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해지고 있을 무렵이었다. 어느 여느 때와 같이 정신없이 출근한 나에게 사장님이 신문을 내밀며 제안을 하셨다. “이거 한번 볼래요? 오늘 신문에 00사이버대학교 모집 공고가 있던데 한번 살펴보고 지원 해보는 게 어때요? 지금 별로 회사가 바쁘지 않으니까 해봐도 좋을 것 같은데 너무 부담 갖진 말고요. 하고 싶은 생각 있으면 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네, 한번 볼게요.” 여러 번 느꼈지만 사장님은 이전 대표님과 다르게 학력이 중요한 분인 것 같았다. 내 자격지심에 사장님의 제안이 어떻게 보면 기분이 나쁘게 받아들여졌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정신이..
면접을 보러 간 날은 꽤 추운 날이었다. 눈이 많이 와서 세상이 하얗게 눈부셨고 골목 길 도로는 아직 눈이 녹지 않은채 얼어있었다. 네비게이션을 켜고 출발했는데 조금 먼 곳에서 목적지에 도착 했다는 안내를 하는 바람에 시작부터 당황스러웠다. 약속 시간이 촉박해 어쩔 수 없이 전화를 걸어 물어야 했다. 아무래도 길도 잘 못찾는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인 것 같아 첫 인상이 별로 좋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 더욱 긴장이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해 추위에 얼어서인지 긴장이 되서인지 얼굴에 열이 올라 붉어졌다는 느낌까지 아직도 생생하다. 회사는 일반 광고대행 회사였다. 내가 입사했을 때 직원은 나뿐이었고, 당시 대표님과 지금 사장님까지 총 3명이었다. 두 친구 분이 이제 막 시작한 회사였다. 사무실은 1인 창업..
“사장님, 드릴말씀이 있어요.” “그래요. 조금 있다가 회사 들어가니까 얘기해요.” 서른넷의 봄. 아무런 대책도 없이 회사를 그만두었다. 상황이 내 등을 떠밀기도 했지만 내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아니 더는 버티고 싶지가 않았다. 적지도 않은 나이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회사를 그만두기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특히나 매월 받는 쥐꼬리 월급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지금의 내 상황에서는 더욱 힘든 결정이었다. “무슨 일이에요? 갑자기 할 말 있다니까 아까는 순간 무서웠어요.” 외부에서 일을 보고 사무실에 막 들어온 사장님이 일부러 농담처럼 말하면서 도무지 무슨 일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이런 적 없는 내가 먼저 할 말이 있다고 했으니 분명 뭔가 느낌이 있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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