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은 자신조차 모를 때가 많다. 어쩌면 본인 자신이 더 모를지도 모르겠다. 상당히 어려운 감정이다. 누군가에게서 위로를 받고 싶지만 말할 용기가 없다거나 가장 가깝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일수록 숨기고 싶은 일이 생긴다거나 할 때 말이다. 믿음이니 신뢰니 하던 것들도 어디부터인지도 모르겠고 모든 것이 뒤죽박죽 도무지 풀리지 않는 실타래 덩어리이다. 미안한 감정이 들면서도 고맙고 화가 나면서도 미안하기도 한다. 여러 가지가 공존하는 마음이라는 세상에서 버텨내고 지켜내기가 사람이기에 해내고는 있지만 쉽지가 않다. 아주 가끔 너에게 또 나에게 진심으로 물어주자. "너 지금 괜찮니?" 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엉켜있던 실타래가 스르르 풀리는 느낌이 든다. 2021.11.2.화 Y
여전히 집밖을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던 어느 오후. 베란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그날따라 따뜻했다. 강아지들이나 애완동물들이 그러하듯 밝음에 눈이 부셔 눈을 감더라도 그 빛을 쬐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내 자리를 잡고 앉아 눈을 감고 그 빛을 맞았다. 자연이 주는 선물 중 가장 기분 좋은 건 바로 따스한 이 햇빛이 아닐까? 밖의 날씨는 영하10도가 넘어 며칠째 한파 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창을 여러 개 통과해 들어오더라도 그 빛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지는 그런 날이었다. 2021.01.10. Y
살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때 하지 말아야 할 생각이 있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흐르고나서 모든게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언젠가라는 것은 기한이 없기 때문이다. 기한없이 계속해서 힘든 시기를 이어나갈 수 있다. 힘든 시기는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에 빠지면서부터 시작 되기도 한다. 자기 연민이야말로 헤어 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이다. 자존감이 무너지고 힘이 없는데 그런 생각을 갖는다면 더 기운이 빠져버리게 된다. 도무지 일어날 힘을 낼 수가 없다. 나도 무려 4년 동안 그랬고 이것을 알아 차렸을땐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 경험해 보지 않는다면 이 사실을 알았다 하더라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자기 연민에 빠졌을 때에는 그 부분에만 집중되어 다른 어떤 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길고..
오늘 목요일인줄 알고 언니한테 운동하러 가자고 하려고 했는데 밖을 보니 안개가 심했다. 운동하기엔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아서 관두고 어제 작업하다가 만 기획을 다시 할까하여 컴퓨터를 켰다가 오늘이 금요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렇게 하는 일없이 정신없어도 되는 건가 싶었는데 우연히 이런 기사를 보았다. [30대는 ‘취업포기’ 4050 사장님은 ‘고용포기’] 라는 타이틀이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이 30대와 4050대에게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30대는 취업, 창업을 포기하고 쉬는 사람이 늘었고 40,50대 자영업자들은 고용을 줄이다 못해 혼자 일하는 비율이 늘었다는 것이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취업 의사도 없이 그냥 쉬는 30대들이 상당히 늘었다고 했다. 유독 30대에서만..
치아 교정을 시작한지 2년이 넘었다. 오래전 어금니 하나를 발치한채 그냥 두었었는데 교정 전 그 옆에 있던 어금니를 또 발치 해야 했다. 어릴적부터 치아가 좋지 않았다. 부모님을 보면 유전 같기도 하다. 이를 뽑기엔 비교적 젊은 나이인데 두개가 나란히 빠진 곳을 보면 속상했다. 교정을 언젠가 하고싶다고 생각만 하다가 하나를 더 빼게 되면서 결정을 한 것인데 이제 어느정도 교정이 끝나가니 임플란트를 하면 된다기에 오늘 날을 잡았다. 대충 인터넷 검색을 해본바로는 임플란트 수술이 어느정도 아프고 괴로운지 가늠이 되지 않아 엄청 긴장이 되었다. 치과에 접수를 하고 차례가 되어 들어갔다. 일단 일반 진료실에서 마취를 하는데 그때부터 심장이 떨리고 너무 무서웠다. 수술실로 자리를 옮겼다. 심장은 아까보다 더 떨리..
어쩌면 아마도 나는, 신뢰가 두터울수록, 단단할수록 한방에 깨지기는 쉬운 것 같다. 길었던 시간인데 단 한번의 충격으로 돌이킬수 없는 금이 갔고 순식간에 무너졌다. 그 한번의 충격이 가해진 후로는 다른 어떤 충격도 아무 느낌이 들지가 않았다. 이제 남은 건 무너져내린 잔해물들뿐이다. 빗물이 언젠가 훑고 지나가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들만 남은 것 같다. 이번 장마에 깨끗이 씻겨가길. 조금의 미련도없이 보내줄수 있을 것 같으니 지저분하게 바닥에서 걸리적 거리지말고 가길. 그래도 그간의 정이 있으니 잘가라고 하고 싶지만 어차피 내 말을 들을 일이 없을 것 같아 이마저도 생략해야겠다. 21/07/18 - Y
꿈에서 우리집이 무너졌다. 창문을 열어뒀는데 갑자기 바람이 세게 불더니 안쪽 베란다 문 한쪽이 깨지면서 시작됐다. 놀라서 밖을 봤는데 점점 기울어지더니 결국 아파트 전체가 와르르 무너졌다. 조금 웃긴건 꿈속 우리집엔 두꺼운 이불이 많았고 덕분에 나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빠져 나왔다. 집이 기울기 시작하면서 몇가지 짐들을 무작위로 꺼내 옮겼는데 아파트쪽 차원에서 보상으로 집을 마련해주어 그쪽으로 갔다. 원래 14층이었던 우리 집. 무너지면서 더 무서웠던터라 너무 높은 층은 아니길 바랬는데 7층이었다. 근데 아파트처럼 생기지 않고 내가 꿈꾸던 주택 같았고 2층까지 사용할수 있는 좋은 집이었다. 안에 원래 있던 물건들을 치우고 내 물건으로 잘 정리해야 했다. 아파트가 무너져 죽을뻔한 사람이 맞나싶게 나는 너무..
일요일 오후다. 날이 좋아서 집 앞을 나와 걸었다. 여기저기 아이들이 뛰어 놀고 있었다. 잠시 후, 저기 뒤에서부터 어떤 아이가 킥보드를 타고 오더니 내 옆을 지나갔다. 나는 유난히 그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동네에서 킥보드를 타는 아이들을 많이 봤고 방금도 다른 아이들도 분명 같이 지나 갔는데 유독 한 아이만 눈에 들어왔다. 낯선 경험이었는데 마치 슬로우가 걸린 듯이 그 아이의 동작이 한컷씩 내 눈에 필름 카메라처럼 찍혔다. 한참을 지나 내 시야에서 사라졌는데도 계속 보였다. 기분이 이상했다. 아이의 왼쪽 발은 킥보드 위에 있었고 오른쪽 발로 땅을 구르는 동작은 평범했다. 왼쪽 다리를 구부려 상체를 최대한 낮추어 앉았다가 오른쪽 발끝에 온 힘을 주며 일어섰다. 이 모습도 다른 아이들과 비슷했지만..
비오는날이면 울적해하던 때가 있었다. 흐린날은 그냥 싫었다. 질퍽거리는 땅이 내 운동화를 더럽히는 것도 우산을 써도 결국 어딘가 축축해 완벽하게 뽀송할 수 없다는 것도 상당히 기분나빴다. 안그래도 기분좋은일 별로 없는데 날씨까지 흐리냐며 투덜댔다. 오늘은 비가온다. 가끔 오던 비가 반갑고 좋았었는데 요즘은 장마도 아닌데 꽤 자주온다. 그럼에도 비가 내리니 마음이 쿵닥쿵닥 설렌다. 오전 10시인데 창밖의 세상은 깜깜했다. 비가 심각하게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들리는 빗소리를 가만히 쳐다보니 심장이 더 요동친다. 이왕이면 조금 더 시원하게 쏟아지길 바랐다. 조금씩 밝아지는 하늘이 싫었다. 밤에 느끼는 어두움과는 또 다른 기분이다. 고요한 세상에 후둑후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감미로워 어떤 음악도 듣고 ..
- Total
- Today
- Yesterday
- 사춘기
- 내생각
- 카르스텐두세
- 기초없음
- 일기
- 소설
- 생각
- 밀린일기
- 우울모드
- 사구체신염
- 책
- 도전
- 어릴적꿈
- 추천도서
- 메모
- 책추천
- 테니스레슨
- 취미운동
- 막그리기
- 에세이
- 힐링
- 감정
- 신장내과
- 추천책
- 기록정리
- 병원입원
- 오늘생각
- 독서
- 서른
- 신장조직검사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