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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아마도 나는,
신뢰가 두터울수록, 단단할수록 한방에 깨지기는 쉬운 것 같다.
길었던 시간인데 단 한번의 충격으로 돌이킬수 없는 금이 갔고 순식간에 무너졌다.
그 한번의 충격이 가해진 후로는 다른 어떤 충격도 아무 느낌이 들지가 않았다.
이제 남은 건
무너져내린 잔해물들뿐이다.
빗물이 언젠가 훑고 지나가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들만 남은 것 같다.
이번 장마에 깨끗이 씻겨가길.
조금의 미련도없이 보내줄수 있을 것 같으니
지저분하게 바닥에서 걸리적 거리지말고 가길.
그래도
그간의 정이 있으니 잘가라고 하고 싶지만
어차피 내 말을 들을 일이 없을 것 같아
이마저도 생략해야겠다.
21/07/18 -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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