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디를 가볼까 고민하다가 문득 그 집이 생각났다. 내가 4살부터 10살까지 살던 곳이다. 나의 가장 어렸을 때를 기억하는 곳, 고향 같은 곳이다.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되질 않았다. 먼 곳에 살때는 멀어서 못갔고, 지금은 3,4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인데 안갔다. 예전에 엄마한테 그 집 얘기를 했을 때 그쪽으로 큰 도로가 생기면서 없어졌을 거라고 듣긴 했었다. 그리고는 다시 잊었었다. 생각 난김에 그 시절 나 혼자 매일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던 거리를 집에서 컴퓨터 화면 로드뷰로 따라가 보았다. 동네 입구에 있던 교회가 여전히 있었다. 계속 들어가면 긴 담벼락이 있는 첫 집이 나타난다. 그 곳을 자전거를 타고 지나칠 때마다 큰 개들이 짖었던 기억이 있다. 어린 나는 무서웠던 만큼 좀..
"요즘 어떻게 지내?"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안부를 묻는 기본적인 멘트이다. 전에는 그 소리가 그렇게도 듣기가 싫었다. 그래서 사람 만나기가 싫었고 그런 안부는 반갑지가 않았다. 내가 쉬기로 마음먹었을때 이미 정해진게 있었다. 나는 매달 생계를 유지하게 해준 월급보다 쉬는게 더 필요했다. 충분히 쉬고 충전해서 지금 받던 월급보다 더 많이 벌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럴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쉬면서 현실적으로는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었고 바로 눈앞도 보이지가 않았다. 자연스럽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대로 1년이 넘는 백수는 부끄러워 해야했다. 그것들이 요즘 뭐하고 지내냐는 평범한 안부인사에도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분명 같은 상황인데 내가 앞으로의 목표와 꿈..
일주일전 치아교정 검사를 하고 와서 오늘은 담당의사와 내 상태를 상담했다.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도저히 살릴 수 없는 오른쪽 아래 어금니 두개는 이미 발치한 상태라 임플란트를 해야 하고, 잇몸들이 계속 내려앉고 있어서 삐뚤삐뚤한 덧니 때문이 아니어도 교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는 하다. 젊은 나이에 치아 건강이 아주 엉망이다. 비용이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많이 나오게 생겼다. 그 이유는 이미 씌운 치아들이 교정 장치가 붙지 못하고 자꾸 떨어지게 되면 뜯고 임시치아로 교정 후 다시 해야 된다는 것이다. 내 어금니들은 모두 씌운 치아이다. 그래서 원래 1개는 다시 씌울 생각이었지만 총 4개를 다시 해야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모두 계산해보니 대략 천 만원 돈이 되었다. 뜨헉! 나 지금 백수생활 1년..
"나 요즘 눈물이 많아졌어." "나이먹어서 그래." 갑자기 눈물이 많아진 이유가 나이때문일까? 그런줄 알았는데 그 눈물은 외로움이었다. 그간에 참고 쌓아두었던 모른척했던 외로움이었다. 그 조차도 참느라 애써봤지만 멈추지 않고 나오는 수도꼭지가 되었다. 어릴때 까르르 잘 웃는 아이에게 어른들이 이렇게 말했다. '낙엽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음이 나올때라 그려. 좋을때여' 지금은 낙엽이 그렇게 슬프다. 나이를 먹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외로움이 쌓여 나이를 먹는 것같다. 지금 나의 눈물은 외로움때문이었다. 2019.8.Y
모처럼 비가 온다. 나는 아무래도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감성적인 여자인듯 하다.(ㅋㅋㅋ) 이제 꽃도 피고 따뜻한 바람이 살랑거리는 봄이 온 것이다. 그러고 보니 회사 다닐 때는 가끔 날 좋은날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보며 생각했었다. '이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맞으며 놀러가고 싶다. 이 좋은날 숨막히게 비좁은 사무실에 앉아 일하고 싶지 않아!' 그때 나에겐 큰 꿈이었다. 아마도 시간에 자유롭지 못하는 직장인이라는 것에 대한 어떤 허세였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분명 언제 가도 상관없이 자유로운데 다른 문제가 있다. 역시 돈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여유이다. 당장 여행을 갔다 올 돈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1년 된 백수가 여행을 다니는 건 왜인지 생각이 없는 사람 같고 나에겐 자격 없는 사치라는..
생각해보니 2년이 다되가도록 수입이 한푼도 없는 백수 생활에 이토록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얼마 되지는 않지만 내가 엑셀로 만든 가계부의 덕이 크다고 본다. 내 가계부에는 수입과 지출 , 고정적인 지출과 현재 모든 가입된 적금 및 보험금액, 차량유지와 집세에 관련해 상세히 기록해 두었고 한눈에 얼마가 있는지와 한달에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것들을 모른 상태에서 백수생활을 했다면 나는 지옥생활을 했을 것이다. 어둠속이 두려운 이유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훤히 알고있는 내 방에서의 어둠은 무섭지가 않고 포근한 잠자리가 되어준다. 나에 대해 제대로 안다면 살면서 길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어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2019.0..
1년 쉬었다고 하니 모두 같은 반응. 묻고 싶다. 도대체 인생에 있어서 모든 기준은 누가 정했으며, 왜 꼭 그 기준에 맞춰 살아야 하느냐고 최대 6개월 쉬었으면 많이 쉬었다고 들 하는 것 같다. 아니, 3개월 부터 슬슬 눈치를 주는 것 같다. 한창 일할 나이에 열심히 일을 해야 하고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게으른 사람, 한심한 사람이 된다. 이때, 일을 한다는 것은 돈이 들어와야 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돈이 들어오는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다. 내 상황, 내 심정은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 내 인생에 조금의 보탬도 되는 것도 아니면서 , 내 고민에 귀 기울여 주지도 않으면서, 어떤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이렇다 저렇다 생각하는 것이 나는 불쾌했다. 아등바등 억지로 끌려가 일을 하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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