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가 한창인 오늘도 집에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백수생활을 즐기는 중이다. 사실은 아주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이제는 더 이상 핑계 댈 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번 실기 시험이 완전히 망한 건 온전히 내 탓이기는 하지만 조금은 하늘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나름 열심히 준비했었는데.’ 이제 올해 남은 마지막 시험을 보긴 해야 하는데 솔직히 다시 공부하려니 참 깝깝시럽다. ‘어쩌겠어. 그래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다시 해봐야지.’ 라고 머리는 생각하지만 좀처럼 책이 펴지지가 않는다. 가을이 다가옴이 느껴진다. 어제는 제법 시원했다. 시간은 누가 당기는지 밀어내는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속에서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마음이 조급해지고 있다. ‘시집을..
시험 하루 전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 같다. 착각이었으면 좋겠다. 난 내가 평범한 사람인게 좋으니까. 이제 다시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해 공부해야 겠다. 이번 시험만큼만 공부했으면 아마도 대학교를 올 A+맞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열심히 했다. 결과는 분명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은 공부를 시작했을 때부터 시험을 보는 날까지 치열한 싸움속에 산다. 바로 ‘나자신’과의 싸움이다. 멘탈이 약해지고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어질때면 주변 사람들에게 공포해 놓았던 때를 기억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암기가 약한 나는 무엇보다도 두려워하는 과목을 공부 할 때는 읽고 또 읽기를 반복하고 머릿속으로 되뇌어 보기를 수십번 해도 책을 덮고 다음날이면 마치 처음 보는 듯 ..
지금 나의 방황은 방향을 잡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이런 내 모습을 누군가 본다면 한심하다고 혀를 차거나 한숨 쉬지 말고 응원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방황이냐며 걱정이랍시고 충고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방향이 더 안 보인다. 생각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지금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된다는 것을 어린 아이들은 아는데 어른들은 모른다. 머리로만 안다. 순리의 이치보다 머리 큰 생각이 맞고 무엇도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늘 불안 속에 살기 때문이다. 2019.06.24.Y
휴일의 아침 눈뜨자마자 베란다로 나와봤다. 미세먼지 없이 맑은 날이다. 저멀리 보이는 산 뒤의 건물들이 뚜렷이 보이는 것을 보니 오늘은 미세먼지가없는 날이란걸 대번 알 수 있었다. 평일엔 출근하는 사람들로 거리와 버스 정류장이 시끌할 시간인데 오늘은 정류장에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침대에서 뭉기적거리며 일어나기를 늦추다가 배가 신호를 보내서 일어났다. 여지없이 울리는 배꼽시계 때문이 아니었다. 전날 간만에 맥주 두 캔을 마시고 잤더니 신호가 온 것이다. 어젯밤 tv에서 어느 할머님이 맥주는 음료라고 하셨는데 아니다. 나에겐 독한 술이다. 한 캔만 마셔도 알딸딸하고 눈에서 그렇게 눈물이 난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이 청승맞게 눈물이 많아졌다. 전혀 슬프지 않는 포인트에서도 괜히 울컥하고 사실이 아닌 드라마..
일요일 밤 어쩐지 집에 들어가기 싫은 날이 있다.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는 날이 있다. 아마도 직장인들의 월요일일 것이다. 14층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려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며 어떤 상황인지 유추해 보게 된다. 그렇게 멍하니 보고 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거리가 텅 비어 아무도 없을 때 정신이 든다. 오늘도 잠이 오지 않아 시원한 밤공기를 쐬러 배란다로 나왔다. 어떤 아주머니가 약간 비틀거리며 아파트 입구에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아마도 한잔 하신 듯하다. ‘친구들과 마셨겠지. 내일 출근해야 해서 나름 일찍 들어오는 거겠구나. 많이 아쉬웠겠다.‘ 드문드문 들어오는 차들도 보인다. 밤 11시 40분 조금 후면 끔찍한 월요일이 시작된다. 물론 지금 백수인 나와는 상관없지만 직장인들 ..
길을 정말 잃은 것 같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암순응'이라고, 어둠 속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눈이 적응이 되면서 조금씩 형체가 보인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계속 더듬거리다보면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직도 꼼짝없이 움직일 수 없는 어둠속에 있는 것 같다. 도무지 앞이 보이질 않는다. 저 멀리 희미하게라도 불빛이 있다면 용기 내어 가볼 텐데, 너무 칠흑같이 어둡다. 그럼에도 한 발자국씩 내딛으며 걷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어두운 탓인지 아무리 걸어도 제자리 걸음중인 것 같이 느껴진다. 어느 지점이라고 확인 해줄 수 있는 어떠한 것이 있다면 좋겠다. 그 오랜 시간동안 쉬지 않고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걸어온 것이 맞는지 확신이 없다. 이젠, 그 어둠을 뚫고 걸어갈 용기도 점점 ..
행복하다. 이런 기분이 얼마만인건지 모르겠다. 그동안 너무 진부한 핑계로 땅바닥만 보고 산 게 아닌지 반성하는 날이었다. 일하면서 공부한다는 핑계, 공부하면서 미래를 계획한다는 핑계, 교통사고 이후 아픈 몸을 핑계로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책을 들여다보고 공부를 한다고는 했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다. 오늘은 허리가 너무 아파 베란다를 서성이다가 매일 보는 창 밖에 저 멀리 공원 비슷할 것 같은 곳으로 향하는 길이 보였다. ‘저기 원래 공원이 있었나?’ 있었을 것이다. 내가 워낙 집밖을 나오지 않아 몰랐을 뿐. 곳곳의 길에 드문드문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멀리서 보니 꽤 여유로워 보였고 저마다 즐거운 주말을 보내고 있는 듯 보였다. 문득, 나는 왜 이렇게 매일 사람들과 단절하고 감옥 아..
누군가의 믿음, 누군가의 응원. 가끔은 나 혼자 사는 것 같은 이 세상에서 미치도록 원할 때가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만질 수도 없는 그런 것들이 대체 뭐라고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무엇 때문인지도 모르면서 세상과 단절하듯 했다. 누구라도 연락을 해오는 것이 부담스럽고 제발 나 좀 내버려 두라며 화를 내면서 혼자만의 동굴에서 나오려하지 않고 어둠 속에 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선 누구보다 간절하게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다. 2019.10.25.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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