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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생각/2019

진짜 무서운건

Yalli.C 2020. 1. 2. 20:58

 

모처럼 비가 온다.

나는 아무래도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감성적인 여자인듯 하다.(ㅋㅋㅋ)

이제 꽃도 피고 따뜻한 바람이 살랑거리는 봄이 온 것이다. 그러고 보니 회사 다닐 때는 가끔 날 좋은날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보며 생각했었다. 

 

'이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맞으며 놀러가고 싶다. 이 좋은날 숨막히게 비좁은 사무실에 앉아 일하고 싶지 않아!' 

그때 나에겐 큰 꿈이었다. 아마도 시간에 자유롭지 못하는 직장인이라는 것에 대한 어떤 허세였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분명 언제 가도 상관없이 자유로운데 다른 문제가 있다. 

역시 돈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여유이다. 당장 여행을 갔다 올 돈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1년 된 백수가 여행을 다니는 건 왜인지 생각이 없는 사람 같고 나에겐 자격 없는 사치라는 생각도 든다. 

 

어차피 겁이 많아 혼자 여행은 가지도 못하고 맨날 생각뿐이라는 걸 알아차리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나이를 헛먹은 게 틀림없다. 집 밖은 무섭다. 사실 이게 나에겐 가장 큰 문제다.

 

나는 내가 엄청나게 독립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아니, 착각했었다. 1년간 쉬면서 여행은 둘째 치고 나들이 한번 다녀온 적이 없다. 혼자 놀러 가면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안쓰럽게 볼지, 혼자 밥은 어떻게 먹을 것이며, 1박을 해도 무서울 것만 같고 어딜 가도 괜히 뻘쭘할 것 같아 못가겠다.

그렇다고 누군가와 같이 가는 것도 귀찮다. 어딜 갈지, 입을 옷도 없고, 숙소며, 그날 약속 시간 맞추는 것부터 번거롭고 힘들다.

 

그래...

그냥 집에서 집순이가 나한텐 젤이지.

 

귀차니즘.

게으름.

어쩌면 집밖보다 무서워야 할 것들인지도 모르겠다.

 

 

20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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