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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갑자기 미술관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인스타를 시작하면서 미술작품들을 많이 보게되고 관심이 생겼었다. 청주에 미술관이 여러 곳이 있는 줄 알긴 했지만 그동안은 별로 관심이 없어서인지 갈 생각을 안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 나 혼자라도 가서 보고 싶을 만큼 관심이 생겼고 즉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장 내일 가기로 결심하고 나니 어찌나 설레던지.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나갈 채비를 했다. 아주 솔직히는 어제 갑작스런 계획에 설렘이 많이 줄은 상태라 또 귀차니즘이 스믈스믈 올라왔지만 반드시 해야하는 오늘의 미션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무조건 나가기로 했다.

 

오랜만의 외출이어서 좋은 냄새가 났으면 했다. 샤워를 하고 머리도 감고 없는 옷을 고르고 골라 입었다.

이제 나가면 되는데 갑자기 불안감이 몰려왔다.
 
원격으로 건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최근 운행을 별로 하지 않아 배터리가 걱정되서 어제 저녁에 두 번 시동을 걸어 두었는데 오히려 그게 더 안좋았던 것 같다. 내려가서 확인해보니 배터리 방전이 맞았다. 긴급 출동을 불렀다.
 

 
다행히 10분만에 온 아저씨가 1분도 안걸려서 시동을 걸어주고 가셨다. 그리고 최소 30분 이상 시동을 끄지 말라고 한다. 어디 돌아 다니기는 귀찮고 그냥 차에 있으면서 ‘오늘 그냥 가지말까’를 여러번 고민 하다가 
마음먹고 이렇게 준비까지 해서 나왔는데 다시 집에 들어가는 건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출발했다.

 

네비를 찍었는데 이상한 골목으로 안내하기에 불안했는데 생각지 못하게 금방 도착했다. 그런데 주차장이 맞는지 제대로 안내가 되어있지 않아서 또 불안해하면서 주차할 곳을 찾았다. 생각보다 차들이 많아서 빙빙 돌다가 어렵게 주차를 하고 내렸는데 어느 건물인지를 몰라서 방향을 잃고 한 바퀴를 돌아 찾아갔다.
인터넷에서 봤던 건물 외벽에 권민호 작가의 회색숨이 전시된 건물을 봤을 때 반가우면서 뭔가 허탈했다. 왜냐면 건물 옆으로 나가면 바로 주차장이었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
MMCA 청주프로젝트 권민호:회색숨

 


3층. 디지털스토리:이야기가 필요해
미디어,설치,사진 등 50여점

2층. 이건희컬렉션
김환기<여인들과 항아리>

1층. 개방수장고
국립현대미술관 조각 소장품 170여점

 

 


로비에 들어가니 데스크로 안내해줬고 예약을 했는지 묻기에 하지 않았다고 했더니 티켓을 한 장 주었다.
무료 전시인데 티켓을 받으니 뭔가 좋아 보이긴 하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무료 전시가 너무 감사한 일이다. 작품들 하나하나가 많은 정성이 들어가고 작가들의 혼이 담긴 소중한 것일텐데 이렇게 무료로 봐도 되는 건지 싶다.
 

 
 
3층부터 보고 내려오라는 안내를 받았다.
[디지털스토리:이야기가 필요해] 사진과 영상 미디어 관련 작품들이 있다.
미술관에 처음 가서인지 차근히 천천히 제대로 작품을 감상하려고 했는데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 같다. 낯선 곳에서의 허둥대는 버릇이 또 나온 것 같다.
집에와서 보니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고 인터넷으로 다시 보고 나서야 머릿속에 정리가 됐다. 다음부터는 정보를 좀 더 알아보고 오는 것이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인 것 같다는 것을 느꼈다.
 

 
 
층별로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도 미리 알았더라면 2층에서 그렇게 당황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2층은 [보이는수장고:MMCA 이건희 컬렉션]이 있는데 작품은 단 하나, 김환기의<여인들과 항아리>였다. 삼성 이건희 회장 유족이 기증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인터넷으로 집에와서 제대로 이해했다. 

 
여인들과 항아리가 쉽게 볼 수 없는 것이라고 해서 사진을 찍은 것 같은데 집에와서보니 없었다. 어찌된일인지 모르겠지만 작품 앞에 앉아서 감상하는 소파가 있는데 거기 있는 사람들이 의식되서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나온 것 같다. 이런 똥멍청이 같으니.
 
아쉬운대로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로 대신함.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청주)

 
1층은 조각 작품들의 전시였다. 약 170여점 이라고 한다. 신기한 것도 많고 멋있는 것도 많았고 아름다운 것들도 많았다. 그중에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선반 2층에 있던 건데 누드 여성이 앉아 있는 거였는데 엄청 실제와 비슷하게 묘사가 잘 되어있어서 생각난다. 색감이나 표정이나 이런 것들이 리얼했다. (집에와서 사진 찍어오지 못한 걸 또 후회했다.ㅜㅜ)
역시나 조각들도 너무 많기도 했고 아직 보는 눈이 없어서인지 제대로 감상을 잘 하지 못한 것 같아 집에 와서 생각하니 조금 많이 아쉽다.
 

 
그래도 오늘 미술관에 갈 때 어떻게 해야 더 잘 즐길 수 있을지 느낀바가 많기 때문에 그것으로 만족하려 한다.
 
또 아쉬웠던 건 내가 눈이 더 안좋아졌는지 작품에 재질이나 질감이나 세세하게 꼼꼼히 보고 싶었는데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출발전부터 차 방전이라던지 길을 헤맨 것이 조금 정신이 없긴 했다.
 
다 보고 나오니까 40분 가량이 지난 것 같다. 2시간 무료 주차라서 시간도 많은데 왜이렇게 빨리 보고 나온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뭔가를 해낸 기분이다.
 
앞으로 종종 미술관들을 돌아다녀볼 생각이다.
 
 
 
2023.2.9.목.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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