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은 자신조차 모를 때가 많다. 어쩌면 본인 자신이 더 모를지도 모르겠다. 상당히 어려운 감정이다. 누군가에게서 위로를 받고 싶지만 말할 용기가 없다거나 가장 가깝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일수록 숨기고 싶은 일이 생긴다거나 할 때 말이다. 믿음이니 신뢰니 하던 것들도 어디부터인지도 모르겠고 모든 것이 뒤죽박죽 도무지 풀리지 않는 실타래 덩어리이다. 미안한 감정이 들면서도 고맙고 화가 나면서도 미안하기도 한다. 여러 가지가 공존하는 마음이라는 세상에서 버텨내고 지켜내기가 사람이기에 해내고는 있지만 쉽지가 않다. 아주 가끔 너에게 또 나에게 진심으로 물어주자. "너 지금 괜찮니?" 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엉켜있던 실타래가 스르르 풀리는 느낌이 든다. 2021.11.2.화 Y
여전히 집밖을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던 어느 오후. 베란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그날따라 따뜻했다. 강아지들이나 애완동물들이 그러하듯 밝음에 눈이 부셔 눈을 감더라도 그 빛을 쬐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내 자리를 잡고 앉아 눈을 감고 그 빛을 맞았다. 자연이 주는 선물 중 가장 기분 좋은 건 바로 따스한 이 햇빛이 아닐까? 밖의 날씨는 영하10도가 넘어 며칠째 한파 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창을 여러 개 통과해 들어오더라도 그 빛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지는 그런 날이었다. 2021.01.10. Y
난 그렇게 생각해. 누군가가 나를 열 받게 하면 화를 내게 되잖아. 상대방이 화를 낼 때 같이 화를 내는 것을 바보같이 당하지 않고 잘 대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게 바보 같은 짓이야. 그 사람과 같은 사람이라는 걸 인정 하는 꼴이니까. 내가 내 감정을 잘 이해하고 컨트롤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상식밖에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절대 흥분할 필요가 없어. 만약 흥분을 하고 화를 내게 되면 그런 사람들 때문에 내 기분이 더 망가진 것이고 내 감정을 그 사람이 좌우했으니 이미 진거야. 그런 점에서 화가 나야 해. 2022.12.15.목.Y
글을 쓸 때 어떤 것을 표현하려고 적다가 갑자기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막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 표현들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잘 담지 못해서 그랬다. 어디에선가 들어본 말들, 다른 이들이 먼저 쓴 문장들을 기억했다가 재탕하듯이 옮겨적으려니 내 마음에 닿지 않는 것이다. 내가 느끼는 생각과 느낌은 다른 이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 나 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그렇다. 나의 생각을 내가 느끼는 그대로, 내 시각에서 보여지는 대로, 내 코가 맡아 느껴지는 냄새 그대로를 적었어야 했다. 파란 하늘을 보며 나는 끝없이 넓고 깊은 파란 하늘의 색이 너무 파래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고 황홀한 기분이 들어 좋았어도 옆에 친구는 구름이 없어 눈이 부신다고 생각하며 그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을 테니 말이다. 우..
점심때쯤 친구한테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유일하게 지금까지 내 안부를 묻는 친구다. 대략 한 달에 한 두 번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진심으로 내 건강을 걱정해주고 어떻게든 힘내라고 응원해주는 친구다. 내 인생에서 이 친구가 없었다면 지금쯤 내 옆엔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지금 상황이 이런데도 절망스럽거나 우울하지는 않는 것 같아.” “응. 넌 전혀 그런 거 없는 것 같이 느껴져. 다만 기운만 조금 없어 보여." “그런가? 어쩌면 오만함이거나 착각일 수 있지만 어릴적부터 나는 언젠가는 잘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이 계속 있는 것 같아.” “그래 잘 될 거야. 그게 무슨 오만이냐?” “모르겠어. 너무 오랫동안 쉬니까 내가 이래도 되나 싶은 거지.” “그래도 돼. 그래도.” “이제 엄마도 한 걱정..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건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의문을 가지고 고민하는 때가 많이 있다. 나도 어느 시점에서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됐었고 어쩌면 그 고민은 계속 진행 중일 것이다. 삶이 반복되는 일상이 되어 어떤 변화도 없이 똑같은 날들을 보내거나 눈에 뚜렷이 보이는 것이 없을 때 더욱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고민들이 필요는 하지만 힘들어하거나 길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그렇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 자체가 이미 잘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위치를 인지하고 돌아보는 것이 생각만큼이나 쉬운 일은 아니다. 어느 길을 가고 있는데 멈춰서거나 포기하지 않고 간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신의 감정을, 기분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 생각에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기분을 표현하는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상대방에게 제대로 알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울거나, 침묵하거나, 웃거나 하더라도 이것이 진정한 모습인지는 자신의 내면을 잘 들여다보아야 알 수 있다. 겉으로 웃고 있지만 진정한 마음속의 시그널은 그렇지 않은 경험을 많이 해보았을 것이다. 어금니를 꽉 물고 눈물을 참는 경우도 많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가면의 형태는 하회탈이 언제나 웃고 있듯 즐거워 보이지만 가면 속 진짜 나의 얼굴은 나만이 알 일이다. 우리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 다른이에게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기 위해서라든가 지위..
살면서 우리는 무언가를 항상 선택하며 살아가게 되는데 이것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내 생각에는 선택을 잘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건은 자기 자신을 얼마나 아는가이다. 사회에서 보여 지는 지위나 학위가 어떻고, 재력이 얼마이고 친구가 몇인가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 깊숙한 내 마음속의 진짜 나 말이다. 가면을 쓰지 않은 나. 머릿속이 아닌 가슴이 말하고 싶어 하는 진짜 감정이나 생각들, 어쩌면 자신도 잘 모르던 나의 맨 얼굴을 잘 살펴보고 알아주어야 한다. 자신을 알게 되고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면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다. 또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한 자신만의 신념을 갖게 된다. 자신의 신념이 확고한 사람은 감정에 휘둘리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문제가 발생해도 조급해하..
최근 어쩌다 알게 된 중국 드라마 “료불기적여해”에 빠졌다. 주인공인 선쓰이와 루커의 우정을 보며 마음 한 구석이 아파왔다. 나는 비겁한 겁쟁이라는 것을 느꼈다. 두 주인공이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뜨거운 우정이 너무 부러웠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 알겠다. 이정도면 서로 끝이라고 생각할 만큼 큰 위기들이 여러 번 있었음에도 다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들과 내가 다른 이유를 알았다. 나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했고 이들은 그런 상황에서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싸웠다. 한 명이 물러나면 쫒아가고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서로를 놓지 않았다. 깊숙한 내면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본능적으로 서로를 믿은 것이다.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 믿음이 마음 속 깊이..
서른여덟의 5월도 반이 지나갔다. 하루하루가 내 나름 바쁘게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뒤를 돌아보니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남아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만 같다. 드러나지 않아서 인지 정말 없는 것인지 헷갈린다. 나 정말 길을 찾아가는 중인 건 맞는 걸까? 목적지가 없어서 그냥 무작정 제자리걸음만 하는 중인 것 같다. 게임 속 캐릭터가 그러듯. 키보드의 전진키를 아직 누르지 않아 대기하고 서 있기만 한 것 같다. 내가 게임을 할 줄 몰라서 내 캐릭터가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2022.05.15
- Total
- Today
- Yesterday
- 신장내과
- 책
- 감정
- 테니스레슨
- 도전
- 취미운동
- 사춘기
- 사구체신염
- 카르스텐두세
- 기록정리
- 일기
- 기초없음
- 막그리기
- 내생각
- 메모
- 힐링
- 우울모드
- 오늘생각
- 서른
- 추천책
- 어릴적꿈
- 병원입원
- 밀린일기
- 소설
- 신장조직검사
- 독서
- 책추천
- 추천도서
- 생각
- 에세이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