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눈이 내린다. 한동안 미세먼지로 세상이 뿌옇더니 비가 내리면서 안개로 뿌옇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밖은 아직 어두운 듯했는데 시간은 아니었다. ‘아이고. 하마터면 늦잠을 잘 잘 뻔했네..’ 마침 오늘 엄마 생신이라고 휴대폰 알람이 뜬다. 물론 잠에서 깨고 나면 알람이 아니더라도 기억했을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생일은 잊지 않으니까.... 아직 잠이 깨지 않은 목소리가 분명하지만 엄마가 교회에 가시기전에 빨리 해야겠다 싶어 전화를 걸었다. 엄마가 기다렸다는 듯이 신호음이 몇번 울리지도 않았는데 반가운 목소리로 받으셨다. “응~그래” “아직 교회 안가셨네? 생신 축하드려요.” “그래 고맙다. 일찍 일어났네?” “으응~지금 막 일어났어. 히히” 사실 시간은 이미 8시가 넘었고 나는 원래 이 시간보단..
오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외로움과 연애이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다.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옆에 애완동물들만 보더라도 혼자 두면 외로워한다. 화분에 화초들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면 금세 시들어버린다. 아마도 숨 쉬는 모든 생명체는 혼자 살 수 없는 것 같다. 그 사실을 예전에는 몰랐었다. 어릴 적에는 적잖이 이상한 허세를 떨었었던 거다. 나는 외로움을 모르며 느끼지 않는다고, 혼자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이다. 이상하게도 친구들은 너니까 믿는다는 눈치였다. 그땐 조금도 의심치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친구들이 말 같지도 않은 내 말에 대꾸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 그냥 넘어가 준 것 같기도 하다.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외로워지기 싫었을 뿐이다. 그래서 철저하게 나 자신 조차 속였었다. 외로움을 인정하면..
지쳐있는 사람에게 진정으로 공감해 줄 것이 아니라면, 괜히 아는 척하며 말 걸지 말고 그냥 조용히 지나가줘라. 도와달라고 얘기하지 않는 건 혼자 나름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중이다. 누구도 해결해 줄 수 없고 오롯이 나의 몫일게다 그러니 모른 척 놔둬라. 힘든 일, 고민들 얘기하며 서로 공감해주고 위로해 줄 수 있던 중 고딩 시절이 아니고 각자 다른 삶을 살면서 서로 다른 고민들을 진정 공감해줄 수 없는 어른이니까 나를 이해 못해주는 것조차 이해한다. 그러니, 알겠으니, 그냥 모른 척 입 닫아라. 그러다 아주 가끔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말해줘라. 이런 내가 이기적이라고 하겠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아주 큰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얼마나 이 악물고 나름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는데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
길을 정말 잃은 것 같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암순응'이라고, 어둠 속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눈이 적응이 되면서 조금씩 형체가 보인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계속 더듬거리다보면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직도 꼼짝없이 움직일 수 없는 어둠속에 있는 것 같다. 도무지 앞이 보이질 않는다. 저 멀리 희미하게라도 불빛이 있다면 용기 내어 가볼 텐데, 너무 칠흑같이 어둡다. 그럼에도 한 발자국씩 내딛으며 걷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어두운 탓인지 아무리 걸어도 제자리 걸음중인 것 같이 느껴진다. 어느 지점이라고 확인 해줄 수 있는 어떠한 것이 있다면 좋겠다. 그 오랜 시간동안 쉬지 않고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걸어온 것이 맞는지 확신이 없다. 이젠, 그 어둠을 뚫고 걸어갈 용기도 점점 ..
행복하다. 이런 기분이 얼마만인건지 모르겠다. 그동안 너무 진부한 핑계로 땅바닥만 보고 산 게 아닌지 반성하는 날이었다. 일하면서 공부한다는 핑계, 공부하면서 미래를 계획한다는 핑계, 교통사고 이후 아픈 몸을 핑계로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책을 들여다보고 공부를 한다고는 했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다. 오늘은 허리가 너무 아파 베란다를 서성이다가 매일 보는 창 밖에 저 멀리 공원 비슷할 것 같은 곳으로 향하는 길이 보였다. ‘저기 원래 공원이 있었나?’ 있었을 것이다. 내가 워낙 집밖을 나오지 않아 몰랐을 뿐. 곳곳의 길에 드문드문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멀리서 보니 꽤 여유로워 보였고 저마다 즐거운 주말을 보내고 있는 듯 보였다. 문득, 나는 왜 이렇게 매일 사람들과 단절하고 감옥 아..
누군가의 믿음, 누군가의 응원. 가끔은 나 혼자 사는 것 같은 이 세상에서 미치도록 원할 때가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만질 수도 없는 그런 것들이 대체 뭐라고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무엇 때문인지도 모르면서 세상과 단절하듯 했다. 누구라도 연락을 해오는 것이 부담스럽고 제발 나 좀 내버려 두라며 화를 내면서 혼자만의 동굴에서 나오려하지 않고 어둠 속에 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선 누구보다 간절하게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다. 2019.10.25.Y
- Total
- Today
- Yesterday
- 힐링
- 독서
- 신장내과
- 감정
- 서른
- 사구체신염
- 병원입원
- 어릴적꿈
- 사춘기
- 카르스텐두세
- 도전
- 막그리기
- 신장조직검사
- 오늘생각
- 책
- 우울모드
- 책추천
- 생각
- 밀린일기
- 추천도서
- 일기
- 테니스레슨
- 소설
- 메모
- 취미운동
- 기록정리
- 기초없음
- 내생각
- 추천책
- 에세이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