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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 - 타라 웨스트오버

 

워낙에 페이지수가 많기도 했지만 쉽게 읽히는 책이었음에도 한 달이 더 걸려서야 다 읽었다.

이 책은 친구가 내 생일 선물로 보내준 책이다. 친구는 내게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물었다. 이왕이면 필요한 것을 주고 싶다고 했다. 나는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우니 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솔직한 내 진심이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생일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고 가족들이나 그나마 남아있는 친구가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고마웠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또 물어보기에 그럼 너무 고민하지 말고 아무 책이나 하나 사달라고 했다.

비싼 어떤 선물보다도 나는 책이 좋았다. 요즘은 분야나 장르에 상관없이 책에 재미를 느끼는 중이어서 책은 최고의 선물이 될 것 같았다.

며칠 후 이 책이 도착했다. 나는 그냥 인터넷으로 대충 골라 보낼 줄 알았는데 친구는 일부러 서점에 가서 내용을 살펴보고 골랐다고 했다.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됐다. 택배 박스를 열고 책의 표지를 처음 마주했을 때, 그리고 책을 꺼내 확인한 두께가 나를 설레게 했다.

그런데 처음 몇 장 읽어 가면서 내 기대와는 다르게 어쩐지 조금 불편했다.

 

부모님의 신앙으로 의지와 상관없이 모태부터 신앙을 해야 하는 아이들이 나이를 먹어서도 변함이 없으면 좋겠지만 나는 아니었다. 어린 시절이 별로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잊고 산다.

누군가를 믿는 것을 신이든 인간이든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써는 재밌는 책은 아니었다. 조금 꽤 많이 불편한 책이었다.

그래서 오래 걸려 읽은 것 같은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었던 건 생각보다 훨씬 충격적인 어린 시절 이야기였고 그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자기 인생을 멋지게 사는 작가가 궁굼해서였다. 프로필을 보니 86년생으로 나보다 한 살이 어리다. 이 또한 충격적이었다. 내용으로 봤을 때는 적어도 70년대 이야기인줄 알았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나는 훨씬 나은 상황이었지만 부모님 원망도 하면서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다. 분명 다 잊고 내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러질 못했다.

생각이 많아진다.

 

 

2020.05.03.Y

 

배움의 발견
국내도서
저자 : 타라 웨스트오버(Tara Westover) / 김희정역
출판 : 열린책들 2020.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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