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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생각/2016 & 이전

서른즈음엔

Yalli.C 2020. 1. 13. 13:14

드라마를 보면 아담하면서 이쁘고 깔끔한 오피스텔에 차도 있고 큰 건물에서 자신의 일을 멋지게 하고 있는 커리우먼이 많이 나온다. 굳이 돈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즐거워하면서 자신 있는 일들을 하고, 가끔씩 수다를 떨 수 있는 친구들과 든든하게 지켜주는 남자들이 주변에 있었다. 어렸던 그때의 나는 나도 언젠간 그런 멋진 삶을 살 수있을거라고 생각했었다.

 

적어도 서른즈음엔....

왠만큼 자리잡고 잘 살고 있을 줄 알았다.

 

남들이 평범하게 하는 결혼도 생각조차 안했고

그냥 나혼자 자유롭게 멋지게 살고 싶었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일이겠지만

나에겐 한번쯤 꿈꾸는 꿈이 아닌 반드시였다.

 

그런데 지금 서른.

벌써 한달이 지났다.

내일부터는 기계처럼 일하는 공장에 아침일찍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고 좀비처럼 왔다갔다 할 것이다.

정말 앞이 캄캄하고 속에서 무언가가 피가 흐르는 내 혈관을 막고 서서 있는 것처럼 답답하고 머릿속이 뒤죽박죽 그리고 화가 났다.

지금까지 대체 뭘 한거니...

 

어느책에선가 그랬다. 남들과 비교하는 것이 불행이라고.

아, 얼마전에 읽었던 꾸뻬씨의 행복여행 이었나보다.

아마도 내가 찔려서 기억을 하는 것 같다.

 

젊은 나이에 성공하고 멋지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부러워하고 과정이 아닌 결과만 닮고 싶었다.

과정은 모르니까. 못봤으니까...

나는 못배웠다는 이유로 자신이 없었다.

'그게 말이 되는건가.?' 말이 안되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탓' 만 하고 있었다.

 

나도 무언가를 위해 밤을 새면서도, 새벽 일찍 일어나면서도 힘들더라도 뿌듯하고 정말 눈물나도록 사랑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게 뭘까.

대체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잘 할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남의 돈 먹기가 정말 힘들다. 누구 밑에서 간섭받으며 로봇처럼 시키는 일만 해대는 그런 일은 싫다. 내 일을 하고 싶다.

힘들어도 뿌듯하고 즐겁고 발전이 있고 내가 살아 숨쉬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

그게 뭘까.

 

서른부터 시작이라고들 하는데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어야 시작을 할텐데..

마음은 조급하고 보이는 건 없는 깜깜한 밤같고 답답한데 방법을 모르겠다.

답이 있는 인생은 없지만 적어도 내가 노력해볼만한 일이 무엇인지는 알아야 하는게 아닌가?

 

 

 

설 연휴 4일 동안 그야말로 방콕만 했다. 밖에 나간건 잠깐 마트 다녀온게 전부.

설 당일. 대청댐이라도 드라이브 해보고 싶어서 나섰다가 결국 동네 한바퀴돌고 들어왔다.

혼자 어디를 간다는게 왜이렇게 힘든지..

혼자서 여행을 가는게 꿈이고 입버릇처럼 얘기했었는데 

막상 혼자 나가려니 많은 생각에 망설여졌다. 결국 바보처럼 그냥 포기했다.

난 이렇게 혼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렇게 약해빠진 사람이었나 싶은 생각에 분명 집에 들어가서 후회할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혼자 낯선곳에 차를 몰고 갔을 때 그냥 갔다 와야되는지 내려서 한바퀴 둘러보고 와야 하는지 그럼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오만가지 생각들이 들면서 결국 집으로 들어와버렸다.

나와의 싸움에서 나는 진것이다.

별것 아닌거 같은게 왜그리도 어렵던지, 왜그리도 큰 용기가 필요했는지....

혼자 생각만으로 상상만으로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짰었던 일인데.

실천으로 옮기는게 왜그리도 힘들었는지 모르겠다.

막상 하라면 아무것도 못하는 내자신이 바보같았다.

 

 

 

2014.02.02.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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