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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생각/2022

나를 알면 보인다.

Yalli.C 2022. 4. 6. 16:17

내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란 걸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4년의 시간동안 백수로 지내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미래를 위한, 지금 당장의 생계를 위한 돈벌이에 대한 고민도 많았지만 내가 가장 노력하고 집중했던 것은 다름아닌 였다. 내 마음 깊숙이 있는 내면의 자신을 찾는 일이었다.

 

회사를 그만두기 전부터 백수생활이 어느 정도 지났을 때까지도 아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자존감은 바닥이었다.

나도 그런 줄 알았었다. 바닥까지 떨어져 도무지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자존감을 올리고 나를 찾기 위한 많은 고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도 막막했고 누구도 도와줄 사람을 찾지 못했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책을 읽었다. 그냥 손이 가는 대로, 그날 눈에 띄는 대로 읽었고 아주 조금의 힌트라도 얻고자 했다.

살면서 내 자신에 대해 이렇게 깊이 생각해 본적도 없었던 것 같다. 책을 읽거나 생각을 하다가 느끼는 것들을 글로 적으면서 또 정리했다.

 

멀리계신 70이 넘으신 부모님은 통화할 때 마다 한숨을 쉬며 걱정하시는데 그런 것들이 부담스럽고 불편해도 내게는 무엇보다도 나를 찾는 일이 중요했던 것 같다. 통장에 잔고가 점점 줄어서 당장 돈을 벌지 않으면 생활비가 없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겠는데 도무지 몸은 움직여지지 않았다. 지금 나에게는 돈 보다도 중요했다. 나의 생사가 달린 일이었다. 내가 숨을 쉬고 살기 위해서는 내 자신을 제대로 알고 떨어져 있던 자존감을 올리는 이 일이 중요했다.

 

사실 그런 줄도 몰랐다. 내가 왜 이렇게 밖에 나가지도 않고 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했는데 그 고독의 시간이 지난 요즘에서야 알게 되었다.

 

어디선가 읽었는데 평소 하기를 잘하는 사람은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 거라고 했다. 왜 이렇게 이 말이 와 닿는가 생각해보니 요즘 나는 화를 잘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루하루 당장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생각을 하거나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무언가를 배우는 일이었다. 가끔 산책을 하고 음악을 듣고 TV를 보는 등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나에게 집중하고 더 집착했던 것 같은데 그것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되어 어떤 힘이 되어있었다. 나는 그것이 자존감이고 자신감이 되었다는 것을 요즘 느끼고 있는 것이다.

 

어제만 해도 엄마랑 통화를 하면서 예전 같았으면 성질을 부리고 내 분에 못 이겨 통화 후에도 한참을 씩씩댔을 것 같다. 그렇게 돈 벌기 힘들고 자신 없으면 시집이라도 가서 남편 내조 하며 살으라는 엄마 말에도 화가 나지 않았다.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내가 할 말들을 하고 더 확신 있는 말을 할 수 있었다.

 

나에게 집중했더니 나를 찾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도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사람은 모두가 각자가 다르다는 것을 제대로 알게 되니 그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경우에도 예전 같으면 기분상해하고 얼굴을 붉히며 용납되지 않던 일들도 나와 다른 그들은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면서 화가 나지 않았다.

이런 내가 내 자신에게 좋은 점은 어떤 일도 어지간하면 내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건 중요한 부분이다. 나는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일들로 굳이 받지 않아도 될 상처를 받을 필요가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나니 어디에 마음을 써야하는지를 알게 된 것 같다.

혹여 실수를 했을 때에도 망설임 없이 사과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고, 고마운 일에도 고맙다고 표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그게 뭐 별거냐고 하겠지만 그 당연하고 평범한 것이 그동안 내겐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생각을 의식하며 살아왔었다. 지금은 내 생각이 더 중요해졌다. 그러면서 내 마음도 여유가 생기고 편안해진 것 같다.

 

나는 4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 조금 오래 걸리기는 했어도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내 자신을 찾았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분명하게 찾아냈다. 제대로 인생 공부를 한 것 같다. 내 삶에서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한 시기였던 것 같다. 비로소 내가 제대로 된 어른이 된 기분이다. 나의 이 신념과 관념들을 계속 가지고 가겠지만 언제나 더 나은 깨달음을 얻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2022.04.05.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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