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보니 어느새 돌아와 있었다. 바닥이었던 자존감이 나도 모르게 조금씩 올라온 것이다. 마치 어느 씨앗이 캄캄한 흙속에 묻혀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새싹을 틔우듯이. 미세하게 아주 조금씩, 비를 맞고 해를 맞아도 똑같이 어두운 흙속이었는데 어느 순간 눈에 띄게 자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는 청소년기에도 잘 모르고 지나갔던 사춘기를 서른이 넘어서야 맞았다. 어쩌면 10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늘 나를 찾기 위한 몸부림을 했던 것 같다.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했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늘 알고 싶어했다. 10대에는 내가 원하지 않는 것들도 억지로 해야 했다. 싫다는 표현을 하지 못했다. 답답하고 화가 나더라도 내 마음을 표출하지 못했다. 성인이 되어 스무살이..
시간은 조금도 기다려주지 않고 정확하게 가고 있다. 그 시간 속에서 지금 나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손을 놓고 마냥 기다리고만 있다. 대체 무엇을? 나도 알고 싶다.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는지 말이다. 그 이유가 내가 기다리는 무언가인 것 같은데 도무지 모르겠다. 낚시를 모르는 사람이 무작정 물속에 낚시 대를 던져놓고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온 종일 기다려 보아도 아무 신호가 없다. 당연하다. 고기가 많은 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내 낚시 대에는 미끼조차 없다. 어떤 미끼를 써야 하는지, 미끼를 어떻게 끼우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이다. 2020.01.14.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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